(책 홍보 XX..)
유튜브에서 월 200으로 절약해서 1억 모으라던 사람이 알고보니 부모 집 거주였고, 기본급 200, 수당 미포함이었다고 한다. 이를 두고 타인의 신뢰와 희망을 훔쳐 벌어들인 수익이라고 보는 시선이 있다. 그런 주장을 하는 이는 그의 추종자들도 환상을 퍼뜨리는 폰지사기 가담자라고 한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왜 부자는 거짓말을 잘하고, 가난한 사람들은 남을 잘 믿을까?”
사회심리학 거장인 데이비드 데스테노 교수의 저서 『신뢰의 법칙』에 따르면 경제적 여유가 없는 사람일수록 오히려 서로를 신뢰하고 협력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 책에서 그는 ‘신뢰’라는 도덕적 문제를 두고 과학적으로 접근한다. 심리학, 경영학, 생리학, 로봇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최신 연구를 종횡하며, 학습과 비즈니스, 사랑과 행복 등 삶의 모든 영역에 신뢰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또 무엇이 신뢰성에 영향을 미치는지 세심하게 추적해나간다. (소개 발췌)
인적 네트워크. 소위 '아는 사람'의 중요성은 하위계층으로 갈수록 커진다. 물론 상위층도 네트워킹이 중요하지만, 이미 가진 게 많다면 조금은 잃어도 괜찮을 것이다. 예를 들어 천 원을 가진 사람에게 재산의 반절인 500원과, 10만 원을 가진 사람의 500원의 가치가 다르듯 말이다. 이 과정에서 외부의 도움은 천원을 가진 (가난한) 사람들에게 의존도와 신뢰도가 같이 가는 습성이 생긴다. 10만 원을 가진 상대적 부자가 말을 바꾸고 거짓말에 대범해질 수 밖에 없는 것은 같은 정보 값에 다른 신뢰 값을 넣기 때문이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월 200 소득자의 절약 프로파간다를 보는 시선을 보자. 내가 세전 월 200에 월세살이로 고정비가 100씩 나가는 상황이라면 그 유투버의 말이 기만으로 느껴질 것이다. 그를 좋아하고 홍보하는 사람들은 사기 공모자들로 보게 되는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천 원과 10만 원의 예를 들었지만 상대적으로 이 상황에서는 내 소득이 높을수록 배신감을 덜 느낄 것이다. 너도, 나도 누구나 할 수 있다며 수익을 내고 부를 쌓아가는 그 유투버를 가상의 사기꾼으로 만들어 부정적 감정을 느끼기보다는 저런 케이스도 있구나.. 하고 유연하게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여유가 있다면 말이다.
보이스 피싱이나 사기에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자기 자본의 비중을 많이 넣은 사람들이다. 가난함과 연결되는 심리적 매커니즘을 인지한다면 스스로 제어할 수 있다. 나의 욕망과 불안을 현재 가진 돈으로 달래려는 심리가 어느 쪽이 더 클까? 불안감이 클수록 빨리 해결하고 싶기 때문에 사기꾼의 한방 역전설이 더 유혹적으로 느껴지게 된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오징어게임>에서도 알 수 있다. 조금만 더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고, 지금 잠시 얻은 이 승리가 더 큰 승리로 나를 이끌어 줄 것 같고, 돈 때문에 지긋지긋한 내 인생을 바꾸고 싶은 인간의 마음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다.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시장은 예측할 수 없다는 말은 사람들의 심리를 알 수 없다는 말로 이해하고 있다. 사람들의 심리는 알 수 없는 것이다. 나는 아직도 10대들의 제페토와 메타버스, 가상현실이 와닿지 않는다. 내 취향과 특성을 반영한 캐릭터를 만들어 그것에 자아를 투영하는 생활을 할 수 없다. 이론적으로는 이해할 수 있지만 내가 그것을 온몸으로 겪어낼 수 없다. 그러면 우리는 이 심리전에서 어떤 포지션을 취해야 할까?
분명한 것은, 타인을 미워하고 질투하고 시기하는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다. 물론 타인의 소득 방법이 도덕적으로 지탄받을 수 있다. 대부업이 그렇고, 지하경제가 그렇다. 그럼 그 도덕적 기준을 나의 생활에 얼마나 적용할 것인가? 물론 문명사회가 가야 할 방향은 정해져 있다. 서로를 존중하며, 약자를 보호하고, 공정하며,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이상향을 향해 달려야 한다. 당연히 누군가 누군가를 등처먹은 돈으로 고속도로 하이패스를 달리는 것이 모든 이의 꿈이 되어선 안된다. 어제 자기전에 업비트가 삼성동 현대차GBC 옆 빌딩을 평당 4억, 현금 3천억으로 매입했다는 기사를 봤다. 댓글창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코인에 달려든 개미들의 돈으로 올린 수익이 1조 8천억 원이라 한다. (물론 전부는 아니겠지만)
누군가는 무리해서 투기한 투자자들을 욕하기도한다. 그러나 개인 선택의 잘잘못과는 별개로 우리는 소위 사기당한 사람들을 욕할 수 있나? 이 사회가 열심히 일해서 노동소득으로 세금 잘 내는 사람들의 인생을 보장하지 않는데 사회가 바뀔때까지 신세한탄하며 기다리면 되나? 모 아니면 도의 흑백논리로 세상을 보는게 전혀 도움이 안된다. 인간 욕망의 본질을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사회가 공공임대로 충분한 거주를 공급, 보장하며 사회주의처럼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챙겨주면 좋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내가 사는 세상의 현실인가? 아니라면 내가 현실을 바꾸든, 나 스스로를 바꾸든 둘 중 하나는 선택해야 이대로 정체되고, 도태되지 않는 길이다.
감정적으로 살지 않을것이다. 그리고 내가 지금 공감하는 자리가 어느 위치인지, 그 위치를 왜 고수하고 싶은지 천천히, 확실히 답을 찾아야 한다. 나의 불행이 외부에 의존하게 두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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