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평소에 영화를 보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그나마 어떻게 좀 보긴 봤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현실 기반이 아닌 창작물이 버겁더라고요. 영화나 소설로 채우고 싶은, 궁금해지는 욕망이 없는 게 근본적 원인인 거 같긴 하지만... 무튼 그러한 제가 팬심으로 기다렸던 그 영화, 미나리에 대해 소개하려고 합니다.
미나리는 미국 교포인 정이상 감독이 각본까지 맡은 2020년에 개봉했고 아메리칸드림을 실현하고자 고군분투했던 본인의 어린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입니다. 20년 선댄스 영화제 관객상을 시작으로 영화계 내 상을 휩쓸더니 지난 4월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각본상, 음악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랐고 한국인 최초로 윤여정 배우님이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국가적 자부심이 되었습니다. 봉준호의 기생충, BTS의 성장도 대단하지만 윤여정 배우님의 수상으로 전 세계가 '윤며들던' 그 순간의 벅차오름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윤여정 배우님의 '여정체' 수상소감을 두고 미국 뉴욕타임스에서는 수상소감 상을 줘야 한다는 기사를 발행하기도 했습니다.ㅎㅎ♥
현실 윤여정 배우님과는 별개로 극 얘기를 해보자면.. 스티븐 연의 캐릭터는 지금까지도 현실에 남아있다고 느껴집니다. 80년대 이민, 그 과정에서의 육아, 당시 1.5세~2세들이 현재 사회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니까요. 너무나 현실적인 캐릭터를 보는 것이 괴로웠습니다. 그런 '남자'의 야망을 이해하고 양보하고 희생해야 했던 한예리 씨의 역할을 보는 것도 괴로웠고요.. '가족'이라는 기존 사회의 개념은 개인의 삶보다 중요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삶은 결국 생존밖에 남지 않더라고요. '내가 널 위해 어떻게 했는데..' 사랑과 희생이라고 착각하지만 가장 기본적으로 스스로를 지키지 않는 것을 가르칠경우 아이들도 그러한 구멍난 삶의 태도를 흡수합니다. 사회에서 개인의 희생이 요구될 때 스스로 가장 쉬운 타깃이 되기를 자처할 가능성이 높죠. 애초에 그렇게 키워졌으니까요. 영화 보기 힘들었습니다.
처음엔 농업 관련으로 살펴볼까 했는데 미나리의 극 중 배경인 오클라호마, 털사라는 지역에 최근 흥미로운 소식이 있어 가져왔습니다. 판데믹 기간이 지속되면서 재택, 원격 근무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지며 도시 정책들도 이를 반영하고 있는데요. 인구가 부족했던 교외 도시와 주에서는 원격 근무자를 유인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오클라호마 주 털사는 주거지를 옮겨 재택근무를 할 경우 주택 구입비 $10,000(약 천백만 원)을 일시불로 지원할 계획이며 웨스트 버지니아는 $12,000와 2년간의 무료 장비 대여를 제공, 학자금 대출 상환 지원 등 다양한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센티브는 근무 형태의 유연성을 활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옵션입니다. 집값이 저렴하기에 도시보다 주거, 생활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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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저축 vs 연봉 감소
대부분의 주거 재배치 프로그램은 현재 다른 주에 있는 회사에서 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열려 있습니다. 재정적으로 주요 도시에서 비용이 덜 드는 곳으로 이전할 경우 급여를 삭감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주거지 거리에 따른 연봉 변동 부분은 원격 근무가 시작된 후로 이미 논란의 여지가 많으며 계속 논의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교외 성향이 맞는다고 옮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근무지와 새로 가고 싶은 곳의 시간 차이도 고려해야 하고, 새로 갈 곳의 도시 분위기도 고려해야 하죠. 이런 프로그램들이 많아져 도심 밀집현상이 완화된다면 미국 부동산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 궁금하네요. 워낙 땅이 넓다 보니 숫자들을 잘 봐야겠습니다.
실제 사례
28세의 마리아 김은 워싱턴 D.C. 에 거주하다가 2021년 3월 털사 리모트(먼 거리)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거주지를 이동했습니다. 처음에 도시를 방문했고 네트워킹과 커뮤니티에 중점을 둔 리모트 프로그램의 다른 회원들과 만난 후 도약을 결정했습니다. 현재 카피라이터 전업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는 마리아 김은 “기분 좋게 놀랐습니다. 이곳도 도시가 바쁘다. 대도시의 에너지로 소도시의 이점을 얻을 수 있고 가진 자원에서 너무 많이 초과하지 않고 새로운 탐험을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저는 평생 대도시에서 살았기 때문에 교외의 생활 진입장벽이 높은 편입니다. 그런데 미쳐 폭등해버리는 대도시의 부동산 시장을 보자니 이곳에서 시간을 보낼수록 좋은 선택일까 의문이 듭니다. 앞으로의 인생 계획을 그려보면 젊은 시절 20년이 나머지 수십 년을 책임져야 한다고 볼 때 새로운 베팅을 해볼 의지가 생깁니다. 과연 이러한 소도시의 지원 정책들이 자산증식의 수단으로 부동산을 매매하는 경우와는 다른 실거주를 위한 생애 최초 첫 구입 진입 수요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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